어제, 오늘, 이제 정말 봄이구나.. 싶으시죠.
해마다 봄이 오길 소망하지만
어쩐지 봄의 걸음은 더디게만 느껴지는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 ‘온다’..고 표현하는데,
그렇다면 봄이 오는 걸음에도 ‘속도’가 있을까요?
있다면.. 얼마나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봄이 오는 속도는 약 시속 900미터라고 합니다.
어떻게 계산하냐구요? 방법은 이래요.
저 남녘 끝, 제주도에서 개나리며 벚꽃이 피면
보통 20일 정도 뒤에, 서울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리지요.
제주도에서 서울까지의 직선거리는 440킬로미터,
이걸 20으로 나누면 하루에 22킬로미터 씩 북상하는 셈인데요,
하루에 22킬로미터 -
그러니까 한 시간에 약 900미터를 가는 속도가 되는 거지요.
이 걸음이면 흔히,
세 살배기 아가가 아장아장.. 걷는 걸음이라고 하죠.
아장아장.. 세 살배기의 걸음으로 오는 봄이라..
바쁨이 몸에 배어 있는 우리 어른들에겐
어쩌면 답답할 만큼 느린 걸음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봄과 동행하기엔 더 없이 좋은 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볼 것 많고, 느낄 건 더 많은 봄.
올 봄에는
봄의 속도에 맞춰
세 살배기 아가의 걸음처럼
천천히, 느긋하게, 봄과 동행해 보시죠.
차를 타고 지나쳤던 곳이라면, 한번쯤 내려서, 걸어 보구요.
매일 다니는 길이라도
느린 걸음으로, 살짝 샛길로도 세 보고,
가끔은 진짜 세 살배기처럼,
꽃 한송이에 푹 빠져 가던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하고..
그렇게 말예요.
느린 걸음 속에 분명,
봄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훨씬, 많을 겁니다.
Peaceful Beginnings - Rick Wakeman
'그룹명2 > 길에게 길을 묻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깔딱 고개 (0) | 2017.04.01 |
---|---|
저녁 종소리 (0) | 2016.07.26 |
싹 (0) | 2016.02.06 |
혀는 마음의 붓이다 (0) | 2016.02.06 |
한 손이 다른 손에게 (0) | 2016.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