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은 일렁이고 나뭇잎은 흘러라
호수에 내려온 구름의 여운을 적시며
가을바람에 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겨운 날
늘 고운 당신에게
은은한 향기의 가을꽃 한 송이 건네고 싶습니다
국화꽃처럼 소박하게
코스모스처럼 유순하게
사슴이 사는 목장에서
그 맑은 눈망울을 닮아가며 착하게 살고 싶어집니다
내 하늘에 흐르는 당신의 눈빛처럼
밤바람 풀벌레 울음소리에
문득 잊혀진 옛노래가 그리워
홀로 남은 어둠으로 잃어버린 무엇을 찾을 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마음일 때
여린 밤별을 바라보며 가을 꽃잎으로 편지를 씁니다
머잖아 내 인생에도 가을이 오겠지, 라는
쓸쓸한 마음 지울 수 없어도
이 하루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내가 나에게 정성을 다하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꽃잎의 두 손을 갖겠습니다
져야 하는 슬픔보다
피어 있는 기쁨으로 아름다운 꽃이여!
미움의 씨앗을 키우기보다
햇살 고운 들길의 빨간 열매처럼
사랑의 씨앗을 키우는
가을꽃,
그 진실한 빛깔로 당신 곁에 머물겠습니다
당신에게 띄우는 가을꽃 편지... 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