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3/예쁜사랑시

바람을 밟으며 / 청우

Richchi 2011. 9. 21. 12:56




 


                                              바람을 밟으며 / 청우
                                                     나를 버리는 것은
                                                     세월이 아니다
                                                     현실의 모습에
                                                     내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
                                                     씨앗이 썩지 않으면 
                                                     꽃을 피울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늙지 않으면 
                                                     만물은 멈춘다
                                                     가슴에 묻은 청춘으로 
                                                     주름진 얼굴을 보는 것은
                                                     냉면에 겨자를 
                                                     큰 술로 두 스푼 넣은 맛이다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찡한 사연은
                                                     때 묻은 
                                                     앨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산을 넘는 
                                                     노을빛에 있다
                                                     울며 그 바람을 밟아도 
                                                     오늘 칼바람을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