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랑천의 장미가 보고 싶어서 군자부터 상계동까지 걸었다
천뚝으로 또는 천가로 빨강,노랑,하양,분홍의 장미가 지천으로 널렸다
군데 군데 장미축제도 열리고
장미는 색깔마다 수량마다 그 의미와 용도가 다 다르다
그래도 장미하면 빨간 장미가 으뜸 아닌가 싶다
빨간 장미의 꽃말은 "욕망,열정,기쁨,아름다움,절정"이다
하나도 아니고 웬 뜻이 이렇게 많은지
하나만 하기에는 너무 아쉬워서일까?
좋은 것은 언제나 하나가 아닌가보다
어쩌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일께다
빨간 장미 봉오리는 순수한 사랑,사랑의 고백을 나타내는데
빨간 장미 1송이는 - 왜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난 거야
빨간 장미 44송이는 -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라는 뜻이다
장미꽃 99송이 선물은 받는 사람(장미 1송이)까지 합쳐서
100송이를 채우는 의미이니 걍 100송이를 선물로 주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싶다
그나저나 장미꽃을 선물한 지가 언제인가?
마눌하고 잘 나가던 때가 아니가 싶은데
그때가 언제란 말인가?
길가의 장미꽃 한 웅쿰 따가가 갖다 줘?
피식~웃음이 나온다
한창 잘 나가던 때도 장미꽃 한 다발을
사 줘도 쓸데없이 돈 쓴다고 핀잔들었는데
지금은 왠 쓰레기냐고 하지 않을까?
나는 나이가 들수록 아내보다 친구가 좋다
IMF의 홍역을 치루면서 벌어진 간격이
세월이 가도 좁혀지지가 않는다
인간의 간사함에 대하여 이해하려 했지만
친구의 글에서 처럼 60을 바라보며
돈 없는 가장의 설자리란 없는 것 같다
장미꽃을 보며 나도 모르게 신세타령이 나오네
"가장 사랑하는 그대여..
그대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오
마음속으로 장미꽃 한다발 묶어서 당신께 바칩니다
다시 올 수 없는 세월이지만
그대가 있어 행복했고 그대가 있어서 기뻤다고"
숙명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운명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나는 당신을 만났고 당신은 나를 만났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며 그리고픈 얼굴이면 됩니다
진한 커피 한 잔에 그리고픈 얼굴이면 됩니다
그래서,이 계절이 쓸쓸하지 않으면 됩니다
이제는 너무 먼 당신이기에 벗이랑
지란지교(벗 사이의 높고 맑은 사귐)를 꿈꾸며
이해의 득실이 없는 세상에 그냥 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