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양양/설악산.공룡능선1.용대리~봉정암(1박2일)
위 치: 강원도 양양군·인제군·속초시
코 스: 09시 50분~용대리- 백담사- 영시암- 계곡- 수렴동대피소- 백운동-
쌍폭- 사자바위- 봉정암(1박)~16시도착
글/사진:푸른마음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가는 버스가 복잡 할 것을 우려 했는데 다행히 수월하게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에 도착, 백담사 경내를 돌아보곤 준비 체조후 10시 50분쯤
영시암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비가 온다고 했다는데 비는 올 것 같지 않은 예감에 우비도 우산도 챙기지 않았는데
날씨는 뿌옇게 잔뜩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으리라 믿어본다.
설악산 산행중 몇 번을 백담사로 하산은 해 봤지만 들 머리로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도 수마의 흔적이 아픈 상처를 들어내고 있어 가슴은 찡했지만 가을빛이 완연한
계곡과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곱게 실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절정을 노래하니 무언의
가을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장엄하고 거대한 긴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쌍폭을지나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길엔 천혜의 가을 절경이 처음은 아니건만 볼 때마다 다른 모습에 말조차 잃어버리고
묵묵히 셔터를 누른다. 설악의 비경은 역시 바위와 바위가 어우러져 자연이 빚어낸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은 아주 가파르지만 사자바위가 우람하게 버티며 쉬어가라
바람으로 젖어 든다.
바람이 무섭게 휘몰아치는 사자바위에 올라 붉은 빛이 골 골이 내려앉은 용아장성으로
이어지는 기암들을 보니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언젠가는 저 용아장성을 타 보리라
마음속으로 혼자의 다짐은 입술을 지긋히 깨물어본다.
16시 봉정암에 도착한다.
매서운 바람과 급격히 내려간 기온에 한겨울을 만난 듯 춥다. 산장보다는 낮지 않을까?...
잠시 기대는 무너져도 하룻밤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앞에 그래도 감사로 돌려본다.
미역국으로 저녁을 먹곤 어찌나 추운지 겨우 양치질만 하곤 사람과 사람, 목탁 소리와
바람 소리가 섞여진 봉정암의 깊은 밤 속에 두 뼘 안에 고단한 몸을 세워 누어본다.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오는 셔틀버스인데 복잡할것을 예상해 사당역에서 07시 출발을
30분 앞 당겨 와서 그런가 한가 하게 백담사에 도착했다.

만해 한용운스님의 (나룻배와 행인)을 새긴 시비와 흉상
기념관 내부 한편에 만해 스님의 일대기를 비디오로 상영하고 있고, 만해 스님을 기리는 후학들이 만든 조각품 초상화 등도 선보이고 있다.

영시암으로 올라가는 계곡엔 단풍 터널로 가을을 실감나게 해 준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계곡 물을 건너는 우리 일행들이다.

영시암의 전경들,몇 년전 보다 증측이 많이 되어 있었다.

가을 노래가 저절로 나오게 하고 가을 정취에 취해 힘든 줄을 모른다.

마른 잎은 바위위에 쌓여 있고 하얀 물 줄기는 옥빛 속으로 빠져들어 소를 이룬다.

계절의 변화로 깊어 가는 가을앞에 나란 존재도 잊은 채 무상 무념으로 쉬어가고만 싶다.

병풍을 펼쳐 놓은듯한 우람한 바위들, 어지러운 세월속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에 난
한없이 작아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않는 마음이란 모든것을 다 품어줄 수 있는 믿음과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같은 사랑이 아닐까?

인연이란 비록 각자의 생각과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그 끝은 하나 일수 밖에 없는것이
우리 가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든 사물의 답은 있겠지만 보는 이의 따라 느낌이 다르리라,
성같이 보여지고 그 성속에는 아직도 아름다운 전설이 살아 꿈으로 서고 싶어진다.

가을은 왠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고 희미한 기억으로 그리움의 언저리를 맴돌게 하는
병을 앓게한다.

저 높은 성이 있어 아직도 내 안엔 꿈이 많은 것일까?

깊은 산속, 봉정암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사자바위 위에서 담은 풍경, 그야말로 사방은 탄성이 나올만하게
기암괴석들을 진열을 해 놓은듯 아름다운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용아장성의 한 부분이다.
오금이 저릴만큼 가슴으로 젖어드는 바위능선은 장중한 의용을 떨치고 혼미속에 꿈의
한 획을 긋게하는 무릉도원의 순간으로 빠지게 만든다.

16시 봉정암에 도착,
바람이 한 겨울을 무색하게 불었지만 많은 사람들로 꽉차 있었고, 바위아래 아늑하게
자리잡은 봉정암에서 우리 일행은 일박을 했다.

허공을 걸어서 오지 않은 사람은 이 암자에 신발을 벗을 수 없다는 봉정암, 오르는 길의
풍광은 황홀함에 잠시나마 속세의 번뇌를 잊게 해주는 무릉도원이 아닐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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