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ain`t over it`s over

그룹명2/길에게 길을 묻다

작은 들꽃

Richchi 2014. 6. 30. 17:47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조병화 시인의 <작은 들꽃>이란 글이었습니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때 - 우리에게 남는 게 무엇일까요.
적어도
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더 일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아닐 거 같습니다.
그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 -
그것 아닐까요
짧기만 한 우리네 인생.
들꽃처럼 작은 인연도 소중히 여기며 살 수 있기를..
그래요. 그걸로 충분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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